2009년 05월 04일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은 향기가 없습니다
이번 주간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함께 있는 말 그대로 "가정의 주간"입니다. 가족들간의 사랑과 행복이 풍성한 값진 한 주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특히, 부모님께는 그 분들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을 꼭 입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중앙SUNDAY 5월 3일자에서 첼리스트 정명화씨의 "로마서 만난 세 어른, 김수환.강영훈.장익"이란 컬럼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故)김수환 추기경의 겸손과 소박한 모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분의 모습을 닮고 싶은 마음에 여러분들께도 소개 드립니다.
80년 초반으로 기억하는데, 남편과 함께 친지 방문을 위해 뉴욕행 팬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즈니석에 막 자리를 잡고 앉는데 평(平)신부복을 입은 김 추기경께서 들어오시는게 아닌가.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어느 자리에 계시느냐"고 여쭙자, 웃으면서 일반석 쪽을 가리키셨다. 남편이 황급히 자기 자리에 앉으시라 권하며 소매를 당겼는데도 추기경께서 한사코 고사하며 당신자리로 돌아가셨다, 우리는 곧 승무원을 불러 "지금 우리와 말씀 나눈 분이 한국에서 온 추기경"이라고 일러주었고, 조금 후 기장이 나오더니 김 추기경을 일등석으로 안내해 드렸다.
나중에 기장이 알려줘서 고맙다며 김 추기경께서 "일반석에 그대로 계시겠다"고 우리는 것을 "안전비행을 위해서도 일등석으로 가셔야 한다"며 반강제로 자리를 바꾸게 했다고 웃었다. 덧붙이기를 공항에서 체크인할 때 다른 추기경들이 하는 것처럼 수행원이나 본인이 신분을 밝혔다면 처음부터 일등석으로 안내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번 머리가 숙여지는 순간이었다. 교회의 "왕자"로 불리는 추기경 직함을 가진 김 추기경은 교회의 본산인 로마에서조차 보통사람으로 지내신 것이다.
이처럼 겸손을 행동으로써 보여주신 김수환 추기경은 겸손에 대해 "결코 외적으로 자기를 낮추고 남 앞에 공손된 자세를 취하거나 자기를 무조건 비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자기를 비우고 낮추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의 사랑은 참사랑에서 나왔던 것입니다. 물론, 이는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고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 낮춤이 선행된다고 합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칠십년이나 걸렸다고 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존경 받고 있는 이유는 사랑을 머리와 입으로 한 것이 아니라 70년이 걸린다 할지라도 행동으로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이 분의 사랑을 본받아 가정에서부터라도 우선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 있길 바랍니다. 가정이라는 작은 테두리 속에서라도 참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사회를 향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 또한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작더라도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 이 글은 제가 매주 "꿈꾸는 사람이 보내는 편지"란 제목으로 지인들에게 보내고 있는 메일을 포스팅 한 것입니다. "꿈꾸는 사람이 보내는 편지"를 받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덧글을 달아주시든지 thatdreamer@hanmail.net으로 신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by | 2009/05/04 02:08 | 꿈꾸는 사람이 보내는 편지(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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